MARCH 18 - APRIL 30, 2021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차용은 팝아트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만화는 가볍고, 쉬우며 재밌다. 또한, 순수미술 영역에서 다루지 못하던 ‘서브컬처'를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발전시켜왔다. 궁호 작가의 작품은 ‘생략과 과장’을 통해 대상을 단순화하고 희화화하는 ‘카툰 테크닉’과 맥을 같이 하며, 대중들과의 소통이라는 만화의 본질을 담고 있다. 만화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중들로부터 즐겨 소비되어온 매스미디어로, 미디어들 중에서도 대중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단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매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또한 어린 시절 즐겨보던 미국 만화와 게임에 영향을 받았다. 작가는 디지털 기반의 밑 작업부터 시작하여, 마스킹, 스프레이, 색의 중첩을 이용한 레이어드 페인팅으로 작품에 채색 그래피티적인 요소들을 넣어 아트토이, 페인팅, 커스텀 등의 다양한 표현을 시도한다.
“나라마다 문화와 언어가 다르지만, 캐릭터라는 건 보편적이고 대중적이다. 언어장벽 없이 경계선을 넘어서는 무언가, 그리고 어디서든 함께 존재하는 그 매력에 끌린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자는 이념을 갖고 있다.”
-카우스 (Kaws)-
작품의 표면적인 이미지는 만화에서 차용되었으며, 작가 특유의 ‘뭉게뭉게’ 구름을 이미지화한다. 표현의 대상으로서 자연, 그중에서도 구름은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며 평화를 기원하는 이상의 표상이다. 또한 구름은 예술작품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어 인간 내면의 조형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형태의 자유로움을 표현하며, 상이 중첩되며 변화를 이끌어내는 형상은 시각적 흥미를 유발한다. ‘구름’은 은유적인 표현으로 형상도 없고 내용도 없는 작가 본인의 해석으로 이미지들을 새롭게 조합하고 재해석해, 작가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완성한다.
함축적이며 미니멀한 만화의 장치들은 본래의 ‘가치’를 유지하며 현대미술 속으로 들어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보다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을 연결하고 통합하여 새롭고 효율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작가의 자의식이 반영되고, 그것은 예술적 비전을 위한 도구로써 활용된다. 이렇듯 작가에 의해 새롭게 재 표현된 만화 캐릭터는 ‘상품’이 아닌 전시장의 ‘작품’으로 설치되면서 새로운 성질의 것으로 다시 태어난다. 표면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예술이지만, 작품의 이미지는 이미 알려진 이미지들을 재 고찰하는 과정을 통해 만화 세계에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있으며, 작가가 선택한 이미지와 내용을 주의 깊게 묵상하려는 의지가 있는 관객들로부터는 깊은 반향을 불러일으킨다.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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