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ERD 부산은 9월 7일부터 9월 27일까지 진종환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𝘊𝘰𝘯𝘥𝘶𝘤𝘵𝘦𝘥 𝘸𝘪𝘵𝘩 𝘦𝘺𝘦𝘴 𝘤𝘭𝘰𝘴𝘦𝘥》 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진종환 작가의 신작 14점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맞이하며 느낀 작가의 시선과 감정의 형태를 들여다본다.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풍경들의 이야기는 저마다 다른 이야기로 다가온다. 작가는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멈추고, 온몸의 감각을 일깨운다. 그가 맞이하는 순간은 동화적인 풍경을 넘어, 마치 자연의 운율 속에 빠져든 듯한 순간으로서 기억에 머무른다.
“비가 내리고 무지개가 새긴 하늘 위로 새들이 무리 지어 선회화고 있다. 살갗에 바람이 닿는 순간, 그 순간의 향기와 바람의 움직임을 느낀다. 빛을 머금은 듯한 구름은 서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그렇게 한여름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 작가 노트 中
진종환의 작업은 풍경에서 마주한 장면을 자세하게 묘사하기보다 비가시적인 요소를 존재화하기 위한 추상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작가는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때 느껴지는 온도와 습도, 바람의 방향 등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 풍경들을 추상성을 가진 형태로 전개한다. 오직 감각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물질적 존재로 인식하고, 본인만의 감성적인 붓 터치를 바탕으로 표현한다. 물감이 가진 물성 자체에 집중한 붓질을 최소화하여 반복하는 과정은 그가 마주한 순간의 감정이 색채로 적용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첩된 색과 형태는 우연과 의도가 담긴 붓질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것은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이미지 너머에 존재하는 감각의 형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며,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비가시적인 형태를 작가만의 조형 언어로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대상을 감각하고, 그가 느꼈던 순간의 감정들을 지휘하듯 연결되는 작품을 통해 감각의 사유를 경험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NG
KOR
BACK TO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