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이알디가 새 공간 오픈과 동시에 2019년 3월 18일부터 4월 30일까지 강원제 작가의 'RUNNING PAINTING' 개인전을 개최한다. 강원제 작가의 'RUNNING PAINTING'이라는 명칭은 4번째 개인전 '흐르는 그림'에서 비롯된 것이다. '러닝'이라는 다층적 의미를 내재하고 있는데,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며 수행적인 퍼포먼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연상시킨다. 이 프로젝트는 그림 그리기 행위를 매일 지속하는 프로젝트로, 2015년 7월에 시작되어 2019년 현재까지 약 4년에 걸쳐 진행 중이다.
작가의 이 프로젝트는 관념적인 예술에 대한 공허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공허감은 ‘실재적인 것’을 향한 갈망으로 이어졌는데, 그리기 행위를 통해 작가가 신체의 느낌으로 자각하는 경험들이 ‘실재’적인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작가는 붓질 혹은 물감을 캔버스에 칠하는 행위가 단순히 머릿속에서 이해되어야 할 관념적인 성질이 아닌, 신체를 통해 생생하게 체험되는 경험과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한다. 연속적인 그림 그리기 행위를 통해 예술적 자아, 혹은 존재감을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게 되므로 이 프로젝트는 ‘화가-되기’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다.
<부차적 결과 (by-product)> 작품은 완성된 개별 작품들을 철골 구조물에 설치한 작업이다. 이 설치 작업은 프로젝트가 시작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제작된 회화 및 입체 작품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설치 방식은 기존의 전통적으로 캔버스와 프레임을 벽에 걸어 두는 전시 방식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설치 작품은 ‘작품의 물리적인 양’을 드러내는 것으로, 그것을 행한 시간의 과정을 가시화하고 있으며, 그 속에는 작가의 작업을 행한 행위, 경험 그리고 수많은 변화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하루하루 지남에 따라 회화 작품의 양은 늘게 되고, 그 규모 역시 확장되며, 형태는 다양하게 변형될 것이다. 그러므로 설치작품은 이 프로젝트가 끝나는 지점에 완성되는 것으로, 언제나 진행 중의 상태에 놓여있게 되는 셈이다.
<무거운 그림 (Weighty Painting)> 시리즈 역시 같은 맥락에 있는 작품들로, 이 작업은 여러 장의 캔버스 작품들을 접착하여 만든 입체작업이다. 접착된 작품은 영구적으로 닫혀 이미지 감상은 더 이상 불가능해지며, 그것의 측면, 두께, 무게를 통해 시간의 양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련의 작업 방식은 ‘이미지’를 통해서 의미화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구체적인 서사를 표현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는 오히려 표현된 이미지를 감추는 형식으로, 이미지를 감상할 때 발생하는 다양한 의미 해석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오직 회화 작품의 사물성만을 강조한다.
강원제 작가의 그리는 행위는 비물질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비가시적인 과정에서 동적으로 현현하는 일시적인 특성을 나타내며, 기존 미술 작가들의 선례에서 볼 수 있듯이, 비물질적인 속성을 물질적인 형식으로 변형하여, 행위가 종료된 후에도 그 흔적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게 될 것이다.
ENG
KOR
BACK TO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