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율을 대표하는 많은 가구들은 그의 집에서 직접 사용하기 위해 디자인 되어졌는데, 1945년의 Kaufmann Table 도 그 중 하나이다. 독특하게 모서리 처리된 상판이 프레임 위에 날개처럼 얹어져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을 연출하는 이 테이블은 그의 대표적인 가구들 중에서도 매우 독보적인 형태를 자랑하고 있다.
핀 율은 Kaufmann Table 에 의도적으로 다른 종류의 목재를 섞어 사용하였다. 월넛을 사용한 짙은 색상의 상판과 오크를 사용한 상대적으로 옅은 색상의 프레임은 명확한 대조 효과를 주며 핀 율 특유의 “운반하는” 요소와 “운반되는” 요소를 구분 짓는다. 이 밖의 다양한 디테일들은 시각적이면서 실용적인 기능을 모두 겸하고 있는데, 일례로 크로스바의 황동 디테일은 테이블에 독특한 룩을 선사하면서도 사용자가 테이블 밑에 발을 얹길 원하는 경우 목재를 보호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테이블 제작의 거의 모든 부분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프레임은 오크로 제작되어지며, 상판은 티크나 월넛 베니어, 모서리에는 상판과 같은 종류의 원목이 들어간다. 핀 율은 이 테이블에 이름을 붙이지 않았기에, 핀 율을 세계적인 무대로 이끌어 준 그의 오랜 친구이자 MoMA의 디렉터였던 에드가 카우프만 주니어의 이름을 붙여 Kaufmann Table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